남해도에 핀 동백꽃은 꽃마다 별들의 적소입니다
하늘에서 살아야 할 별들이
오랏줄에 꽁꽁 묶여
붉은 눈을 깜빡입니다
먼 바다는 밤을 새워 푸른데
동백꽃 목을 꺾는 낮은
한낮에도 캄캄합니다
아름다운 꽃은 목이 먼저 잘리듯
귀양살이 온 서포는 남은 생을 눈물로 살다가
어느 날
이승의 한 귀퉁이를 열고 나가
적막한 하늘나라 별이 되었습니다
조선 시대의 문신이자 소설가 서포西浦 김만중金萬重,(1637~1692) 은 예학 거물 유학자 김장생의 손자인 아버지 김익겸이 정축호란丁丑胡亂(1636년12월28일~1637년2월24일 벌어진 조선-청나라 전쟁) 강화도에서 순절한 탓에 아버지의 얼굴도 보지 못하고 전쟁 통에 유복자로 태어났다. 어머니 해평 윤씨 海平 尹氏 (1617~1689)에게서 엄한 교육을 받으면서 자랐다. 어린 김만중이 집안 살림을 걱정해 보고 싶은 책을 사지 않자, 회초리를 치면서 자기가 하루종일 짠 옷감 절반을 뚝 잘라 줬을 정도였다. 자신이 직접 서책을 빌려와서 교본을 만들기까지 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김만중은 대단한 효자였다. 그의 소설 구운몽은 홀로 된 어머니의 여흥을 위해 읽기 쉬운 한글로 쓴 소설이라는 설이 있을 정도다. 구운몽은 한문본과 한글본이 존재한다. 학자들은 가장 오래된 구운몽 필사본이 한글본인 것으로 보아 김만중이 한글로 구운몽을 썼을 것이라 추측한다. 최근 들어서는 새로운 판본들이 발견됨에 따라 문헌학적 연구를 통해 원본이 한문본이었을 것으로 추정하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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