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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혀버린 ‘계층이동 사다리’
 
신영조 논설위원ㆍ시사경제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7/04/02 [14:41]
▲ 신영조 논설위원ㆍ시사경제 칼럼니스트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구두닦이와 신문배달, 우유배달로 학비를 벌었고 불쌍한 동생들까지 먹여살려가며 주경야독 피눈물 나는 노력으로 드디어 입신양명 출세 길에 올랐다’가 1990년대까지 들어온 성공 신화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개룡(개천 용)’들이 점점 씨가 말라가고 있다. 계층이동의 사다리가 막혀 금수저는 금수저끼리, 흙수저는 흙수저끼리 경쟁하는 단절사회가 된 탓이다. 심지어 금수저를 능가하는 ‘다이아수저’마저 등장한 상황이니 ‘누구든 열심히 하면 더 높이 오를 수 있다’는 ‘희망의 사다리’가 견뎌 낼 재간이 없다. 우스갯소리로 ‘돈발, 학원발, 부모발이 없으면 폭망’이란 말이 나돌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러니 ‘부모를 잘못 만난 죄’를 탓하는 아이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아이들 인생이 부모 경제력에 상관없이 본인의 노력과 잠재력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교육, 선행학습, 특수고 진학 같은 부모의 재력 의해 결정된다. 그 결과 좋은 대학 입학은 극소수의 선택받은 사람들에만 해당되는 ‘특수 코스’가 돼 버렸다. 그러니 아이들이 꿈과 희망, 도전의식을 가질리 만무하다. 특목고는 부자들만 가는 곳으로 치부되고 특목고 자체를 모르는 아이들도 많다. 10여년 전만 해도 이렇지는 않았다. 가난해도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지금은 점점 그런 아이들이 줄고 있다. 같은 교실에서도 아이들이 다니는 학원에 따라 ‘계급이 나뉜다’는 이야기도 있다. 다니는 학원이 다르고, 사용하는 교재가 다르니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요즘은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부모의 재력에 따라 갈 수 있는 학원이나 학교가 나뉘다 보니 가난한 아이들은 패배의식에 젖어 산다. 개선의 의지 없이 무기력증에 푹 빠져 있는 셈이다. 이런 현실에 젖어 있는 아이들은 대한민국을 ‘불공평한 나라’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 온 국민의 애창곡이었던 ‘아! 대한민국’의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얻을 수 있고, 뜻하는 것은 무엇이든 될 수가 있어~’라는 노래 가사에 많은 젊은이들이 콧방귀를 뀐다.


교육 불평등이 점점 심화되고 있다. 교육부는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겠다고 새로운 정책을 족족 발표하지만 양극화는 더 극단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지금 한국 사회는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사라져가는 ‘닫힌 사회’에 근접하고 있다. 지난 2월 말 닐슨코리아가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한국 사회 공정성에 대한 인식 조사’에 따르면 19~29세의 청년층의 ‘계층 역전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19.3%로, 전 연령에서 가장 낮았다.


미래사회를 짊어질 청년층이 “한국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고 가장 강하게 느끼는 현실은 생각거리를 던진다. 전체 평균값은 21.3%로 30~60대에서는 엇비슷하게 나타났지만, 20대 이하 청년층만 유일하게 20% 이하 수치를 보였다. “내 힘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인식이 점점 강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성공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여길까. 1위는 ‘부모의 재력’이었다. 2위는 ‘부모의 직업이나 사회적 신분’, 3위는 ‘본인의 인맥’, 4위는 ‘본인의 학력’이 차지했다. 교과서에서 성공요인으로 꼽히는 ‘본인의 의지와 노력’은 겨우 5위를 차지했다. 특히 한국인의 두 명 중 한 명(50.5%)은 계층 역전 가능성이 10% 이하”라고 응답했다.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성공하기 힘들다는 인식이 사회 저변에 폭넓다.


‘부모의 재력이 대학을 좌우한다’는 말은 더 이상 새롭지 않다. 여기서 재력이란 ‘돈발’ ‘학원발’이다. 그렇다고 돈이 많아야 비싼 학원을 보내는 것은 아니다. 가진 재산이 없어도 최고의 사교육을 향한 욕망은 멈추지 않는다. 막혀버린 ‘계층이동 사다리’를 재개통 시키는 희망의 지혜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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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영산대학교 총동문회장
前울산과학대학교, 영산대학교 경영학부 외래교수
前울산광역시 중소기업지원센터 감사
前울산여성인력개발센터 일자리 협력망 위원
前울산광역시 나눔푸드마켓 후원회장

·영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유치위원회 고문
·울산광역시 '중소기업 이렇게 도와드립니다'책자3회발간
·행복Vision Dream(경영컨설팅) 대표
·2010년 대한민국 섬김이 대상 수상
·'긍정과 열정으로 세상을 바꾼 공직자들' 책자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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