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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아 잘 있거라, 6번은 간다’
 
신영조 논설위원·시사경제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7/05/07 [16:23]
▲ 신영조 논설위원·시사경제 칼럼니스트     © 편집부

 아이는 부모에게 엉기고 따르고 재롱부리고, 웃음을 선사하는 효도의 90%를 4세까지 마친다. 그래서 자녀의 ‘효도유효기간’은 만 4세까지라고 한다. ‘품 안의 자식’이란 말의 실제 상황이다. 부모는 진땅을 걸어도 자식은 메마른 땅을 걷기를 바라는 게 부모 마음이다.


웃기면서도 사람을 씁쓸하게 만드는 유머를 ‘블랙유머’라 한다. 그 속에 포함된 풍자와 해학이 인간 존엄성에 대한 상실을 표현해 붙여진 이름이다.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3번아 잘 있거라, 6번은 간다’는 꾸준히 진화하며 생명력을 유지하는 블랙유머이다. 유머에 담긴 세태 풍자의 공감 폭이 큰 탓이다.


블랙유머에 자주 등장하는 주 대상 중 하나가 ‘노인’ 그것도 ‘남자노인’이다.
다음 내용은 어느 노부(老父)의 처절한 인생살이를 가감 없이 묘사한 서글픈 이야기다. 시골에서 올라 온 아버지가 서울 아들집에 머물면서 가족 구성원의 순위를 눈치 챘다. 며느리가 사용하는 비밀코드에 1번은 며느리, 2번은 손녀, 3번은 아들, 4번은 강아지, 5번은 가정부, 6번은 시아버지였다. 며느리에게 시아버지는 강아지보다 못한 개밥의 도토리신세라는 것을 알았다. 어느 날 이 노부는 외출했다 돌아와 아파트의 키 번호를 깜빡 잊고 들어가지 못해 결국 ‘3번아 잘 있거라 6번은 간다’라는 메모를 아들에게 남기고 귀향 버스에 올랐다. 나이 들어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노인들의 서글픈 자화상이다.


가족 서열이 제대로 정리돼야 행복한 가정이 된다. 세상의 모든 자식들에게 부모를 가장 우선순위에 두라고 당부하고 싶다. 요즘 일어나는 가족 간 불화는 주로 자식을 1순위에 두기 때문에 발생한다. 자식이 고집을 부리면 이를 통제하지 못하고 결국 무리하다 싶은 요구까지 들어주는 부모들이 있다. 그러한 일들이 반복되고 습관화 되면 성장 후에 돈이나 욕심 때문에 부모를 괴롭히며 불효를 한다.


모든 일에는 항상 최적의 때가 있다. 그래서 그 때를 놓치면 크게 후회한다. 그런 과오를 저지르지 말 것을 강조하는 열 가지 후회에 대한 가르침이 있다. 바로 중국의 대학자인 주자 선생께서 말씀한 ‘주자 십회(朱子十悔)’이다.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으면 돌아가신 뒤 뉘우친다’ 즉 ‘不孝父母死後悔(불효부모사후회)’가 주자 십회의 맨 처음 강조되는 후회인 것을 보면 ‘효(孝)’는 백행의 근본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효가 요즘 빠른 속도로 그 힘을 잃어가고 있다. 앞으로는 공자가 가르쳤던 공경(敬), 즐거움(樂), 근심(憂), 슬픔(哀), 엄숙함(嚴)의 5대 예절은 기대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까마귀는 새끼였을 때 어미가 먹이를 물어다 주지만 어미 새가 늙으면 성장한 까마귀는 먹이를 물어다 잘게 씹어 이빨이 빠져 씹지 못하는 늙은 어미 새를 먹이는 습성이 있다.”라는 본초강목에서 유래한 반포(反哺)라는 말이 생각난다.


자녀들에 대한 지나친 기대가 오히려 노년을 슬프게 할 수 있다. 요즘 노인들은 ‘샌드위치세대’다. 자녀들을 교육하고 돌보느라 막상 자기 자신의 노후 준비는 못했다. 그런데 자녀들이 부모를 모실 수 없으니, 빈털터리로 속수무책의 노년을 맞이하게 된다. 여러분은 지금 몇 번인가. 아버지를 모시고 있는 아버지,  당신은 몇 번이며 당신의 아버지, 어머니는 몇 번인가. 잠시 부모님의 은혜와 옛 추억을 상기하는 시간을 갖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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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영산대학교 총동문회장
前울산과학대학교, 영산대학교 경영학부 외래교수
前울산광역시 중소기업지원센터 감사
前울산여성인력개발센터 일자리 협력망 위원
前울산광역시 나눔푸드마켓 후원회장

·영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유치위원회 고문
·울산광역시 '중소기업 이렇게 도와드립니다'책자3회발간
·행복Vision Dream(경영컨설팅) 대표
·2010년 대한민국 섬김이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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