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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송월 `방남`과 북한의 `악단(樂團)정치`
 
신영조 논설위원 시사경제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8/01/22 [14:40]
▲ 신영조 논설위원 시사경제 칼럼니스트   

북한의 예술단 140여 명과 응원단 230명이 평창을 찾는다. 예술단은 2002년 8ㆍ15민족통일대회 이후 15년6개월, 응원단은 2005년 9월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 대회 이후 12년5개월 만의 방남(訪南)이다. 남북한은 이와 함께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식에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으로 입장하고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도 구성하기로 했다. 남북한은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삼지연 관현악단`이 서울과 강릉에서 공연을 하기로 합의했다. 이번에 오는 예술단은 2009년 1월 창단한 삼지연악단과 다른 예술단이 합쳐진 연합팀으로 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현송월이 이끄는 북한 사전점검단이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다 한국을 방문, 공연 후보지를 둘러봤다. 뉴스채널의 실시간중계(?) 등 요란스런 환대를 받았다.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 자격으로 남한을 공식 방문한 현송월은 성악가 출신으로 북한판 걸그룹으로 불리는 모란봉악단의 단장을 맡아왔다. 현이 보여주는 행보에 담긴 정치적인 메시지는 북한만이 알 것이다.


많은 독재자들과 사회주의국가는 속칭, 악단정치 또는 음악정치를 즐긴다. 이들은 음악을 순수예술이 아니라 지배 수단으로 활용했다. 특히, 히틀러는 독일인을 하나로 뭉치게 하고, 게르만민족의 우월성을 세뇌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바그너의 음악을 이용했다. 나치 집회 시작 땐 바그너의 `마이스터징거` 서곡이 울려 퍼졌고, `지크프리트 목가`는 나치 당가(黨歌)로 사용했다. 북한의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代)도 예외는 아니다. 북한에서 음악(音樂)은 곧 정치(政治)다. 우상화와 체제 찬양에 음악을 동원했다. 김일성은 "혁명적인 노래는 총칼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서도 적의 심장을 뚫을 수 있다"고 했다. 김정일은 음악정치를 `선군(先軍)정치`를 떠받치는 주요한 수단으로 여겼다. 김정은도 이런 기조를 이어받았다. 그는 2012년 모란봉 악단을 만들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그는 "모란봉악단의 기본사명은 우리 혁명과 건설을 추동하는 힘 있는 무기가 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공연을 마치면 악단 가수들은 소위 계급장을 달고 나와 거수경례를 한다. 단장인 현송월은 현역 대좌(대령)다. `병영국가`의 선전대임을 방증(傍證)하는 것이다. 북한에서 `음악정치`란 용어는 김정일 시대인 2000년 2월 7일 평양 4ㆍ25문화회관에서 열린 인민무력성 집회에서 처음으로 등장했다. 김정은도 본질에서 이를 계승한 `음악정치`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정부가 남북회담을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등 `무임승차` 불공정 소식이 전해지자 선수단과 강원도 주민들에서 "분통이 터진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정부가 남북 관계 개선에 집착하다 보니 북한만 강조되고, 정작 주인공인 선수들과 주민들이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공연이 김정은 체제 선전에 일방적으로 악용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 이들에 대한 지나친 관심으로 스포츠 제전 본연의 의미가 뒤로 밀려나서도 안 된다. 지금 현재상황이 뭔가 이상하고 어색한 순항이란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기대와 기만의 갈림길이다.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라고 북에 끌려 다녀선 절대 안 된다. `제비 한 마리 왔다고 봄이 온 것은 아님`을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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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영산대학교 총동문회장
前울산과학대학교, 영산대학교 경영학부 외래교수
前울산광역시 중소기업지원센터 감사
前울산여성인력개발센터 일자리 협력망 위원
前울산광역시 나눔푸드마켓 후원회장

·영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유치위원회 고문
·울산광역시 '중소기업 이렇게 도와드립니다'책자3회발간
·행복Vision Dream(경영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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