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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요약 금지] 콜린 마샬
 
울산광역매일   기사입력  2024/03/19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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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알고 싶어 한국에 이사까지 온 저자는 자신을 한국 전문가가 아닌 한국 코노셔라고 소개합니다. 굳이 번역한다면 한국 감정가, 감식가 정도의 의미입니다. 한류가 전세계에 알려지고 문화적인 영향력을 강하게 발휘하고 있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고 여기저기 한국에 대한 책들과 한국 여행기, 유튜버 탐방기들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한국 사람이 아닌 외국인의 시각에서 한국은 어떻게 보일지는 한국인인 저 역시 궁금합니다. 이 책을 구성하는 다수의 원고는 일러두기에 나왔듯이 그가 뉴요커와 로스앤젤레스 리뷰 오브 북스에 영어로 기고한 글을 수정해서 올렸다고 합니다. 

 

이 책의 제목만으로 한국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세대는 무조건 줄이려고 합니다. 그리고 쉽게 단정지으려고 합니다. 마치 사람들이 요즘 MBTI에 심취해서 모든 사람을 16가지 유형으로 나누려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저자는 한국은 매력적인 나라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국을 홍보하는데는 미숙하다고 말합니다. 그들은 외국에 한국을 소개하는데 분명 외국인의 의견을 듣기는 하지만 너무 늦게 찾아온다고 말합니다. 이미 완성된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되돌리기에는 무리가 있는 시점이라는 뜻인데 이는 실제 한국에서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직장인으로서 공감이 가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Have You Ever? 라는 한국 관광공사의 캠페인 영상도 한국만의 특수성을 드러내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오히려 외국인이 만든 seoul_wave라는 영상이 오히려 한국 홍보 영상으로는 최고라는 평을 받는다니 말입니다. 저 역시 이 영상을 봤는데 왜 그런 평을 받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만든 영상들은 어쩐지 대통령이나 사단장이 왔을때 보여주는 부대홍보 영상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실감이 떨어지고 한국이 맞긴 하지만 뭔가 중요한 개념과 컨셉이 사라진 한마디로 날것의 생생함이 떨어졌습니다. 

 

한편으로 한국의 불평문화에 대해서 외국인조차 그렇게 느낀다는 것에 부끄러웠습니다. 이렇게 빠르게 발전하고 여려가지 문제가 있지만 전세계적으로 부러움을 사는 우리나라에 대해 우리 국민들은 스스로 너무 부정적이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모든 것들이 어쩌면 다른 나라가 수백년을 걸쳐 서서히 이루어진 것을 너무 단기간에 이루다보니 생긴 부작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은 속된말로 국뽕이 차오르는 컨셉이 아닙니다. 저자가 한국에 대해서 재미있다거나 의외라거나 놀랍다고 하는 포인트는 한국인이 듣는다면 좀 의외일 수 있습니다. 우리에겐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서 그것을 캐치해낸 것 자체가 이상하기도 하지만 외국인 역시 자기 나라에서는 당연했던 것이 한국에서는 전혀 당연하지 않은 것 자체가 문화충격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가 외국인으로서 10년간 한국어를 공부하고 여전히 개인 레슨을 받으면서도 여전히 한국어를 마스터하는 것이 어렵다고 고백한 내용을 읽다보니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창제하시고 똑똑한 사람은 하루, 어리석은 사람은 일주일이면 배울 수 있다는 한글의 위대함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우리에게는 한글을 배우는 것이 쉬운 일이지만 사실상 한국어 자체가 쉬운 언어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말의 생동감과 디테일은 그 어떤 외국어도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만 느끼는 이 미묘한 감성을 과연 외국인들이 알아들을 수 있을까? 하는 포인트가 있습니다. 물론 모든 나라가 다 그런 차이가 있겠지만 한국어는 좀 특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어떤 소리도 따라할 수 있고 표현하지 못하는 소리가 거의 없지만 실제 한국어의 구성은 말할 수 없이 간단한 자음과 모음으로만 만들어져 있습니다. 표의 문자인 한문과 비교하면 비교조차가 되지 않을 정도로 단순하지만 그 변화와 확장성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문자를 창시한 사람이 역사에 기록된 그것도, 몇백년전의 임금이라는 사실이 놀라울 수 밖에 없습니다. 대부분의 문자는 전승과 구전을 통해 체계화되었을뿐 누군가 문자를 발명하는 일은 역사적으로 한글 외에는 찾아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책은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너무 깊게 한국을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한국인인 우리보다 더 예리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우리는 너무 당연하게 느껴지는 것이라 생각해본 적도 없을 수 있는 포인트를 외국인의 시각에서 볼 수 있었기 때문이겠죠? 이글을 읽다보니 외국인이 썼다는 것을 금방 느낄 수가 있습니다. 외국인 중에서도 미국인이 썼다는 것도 알수 있습니다. 그 특유의 감성으로 길게 표현합니다. 또한 한문장으로 표현하기보다는 현상에 대해 매우 다양한 접근과 다양한 느낌을 아주 긴 문장으로 길게 설명하는 것도 미국인의 특징 중 하나인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 분의 책이 마음에 듭니다. 

 

이제 한국은 전세계 문화의 한 중심에 서 있습니다. 그리고 문화를 선도하는 자리에 어느새 와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한국을 바라보는 외국인의 시각을 다시 한번 깊이 성찰할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국인이지만 한국인처럼 한국인의 생활을 즐기면서도 여전히 그 본질은 미국인인 외국인의 눈으로 본 한국이 색다르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한국인인 우리는 세계를 향해 다시한번 글로벌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인식의 변화는 콘텐츠를 어떻게 더 획기적으로 만드는가보다는 이제 한국을 알려고 들어오는 전세계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이 더 바뀌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들은 이제 단순한 외국인에서 앞으로는 우리와 함께 살아야할 동반자이자 어쩌면 장래의 한국인이 되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237을 준비하는 길은 외국인을 위한 배려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진정한 이방인의 뜰은 어쩌면 이방인에 대한 생각자체를 바꾸는 일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입니다. 

[출처] 2024년 3월 19일 오늘의 책 : [한국 요약 금지] 콜린 마샬 (문헌정보팀 WE) | 작성자 문헌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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