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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최전선] 은유
 
울산광역매일   기사입력  2024/03/2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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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안쓰는 사람이 쓰는 사람이 되는 기적을 위해 '쓰기의 말들'을 썼다고 합니다. 글쓰기를 뒤로 미루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이 쓰여졌다는 말에 저를 위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천권이 넘는 책 리뷰를 쓰면서 11년이 지나갔는데 아직 관련된 책을 내지 못했다는 생각에 올해는 정말 책을 쓰는 한 해가 되길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 책이 그 시발점이 될 수 있도록 스스로를 위해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저자로 하여금 글을 쓰게 만들었던 계기와 그 해석은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어찌되었든 저에게 필요한 부분만 읽었습니다. 아마 저자는 이런 태도를 가진 독자를 좋아하지 않을지 모릅니다. 그래서 Part1~2는 이미 글쓰기를 하고자 하는 마음이 충만하고 사유에 대한 나름의 생각도 있기때문에 참고하고 나머지 부분을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책을 처음 시작하면서 써놓은 문장들이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나의 좋음이 남의 좋음으로 연결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실험이 이 책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글쓰기를 하면서 마음의 평정을 찾았다는 것 역시 글 자체가 나 자신이라고 생각한다면 충분히 이해가 가는 말이었습니다. 블로그에 짦은 글을 써도 결국 그 글은 내 안에 있던 한 조각이 글이라는 모양새로 적혀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설화라는 말이 유행을 했듯이 과거에 써놓은 글때문에 인생이 저당잡힌 사람들을 많이 보곤 합니다. 

 

'왜'라고 묻고 '느낌'이 쓰게 하라 라는 말도 너무 느낌이 있습니다. 제목이 글쓰기의 최전선이라는 점도 이 책에 딱 맞는 제목입니다. 저처럼 많은 사람들이 글쓰고 책 내는 삶을 꿈꿉니다. 저는 글을 쓰고 문장을 모으고 그 문장을 곱씹거나 어쩌다 본 드라마에서 배우가 던진 대사가 너무 찰져서 곱씹어보곤 하는데 저자의 말을 빌면 이런 사람은 글과 사랑에 빠져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 기준으로 보면 매일 하루에 한권을 읽고 매일 리뷰 글을 쓰고 있는 저는 글과 사랑에 빠져 휴가를 내도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제 저에게 남은 것은 책을 내는 일이라는 답이 마음 속에 너무 선명하게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글쓰기는 일단 쓸 것, 써야 쓴다는 말이 마음에 듭니다. 글을 쓰기 위해 많은 생각을 하거나 묵상을 하는 것은 필요ㅎ지만 그런 선작업이 많아져야 글을 쓰게 되는 것은 아닌것 같습니다. 일단 키보드 위에 손을 얹어놓고 글을 쓸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자기가 보고 듣고 느낀 문장을 쓰고 그것을 다듬어서 문장을 만들고 그 문단의 힘으로 한 페이지 글을 완성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내가 쓴 글이 곧 나라는 점에 공감합니다. 글은 지금 나의 모습 그대로 드러내고 인정한다는 점입니다. 암리 미사여구를 동원한다해도 그 미사여구를 쓰는 그 사람이 바로 나라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글을 쓰고 싶지만 남몰래 써놓고 나만 읽는 일기는 엄밀히 이야기하면 이 책에서 말하는 글쓰기가 아닙니다. 이 책에서는 다른 사람이 읽어서 볼 수 있는 공적 글쓰기를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죠. 

 

글쓰기는 잘못하면 큰 오해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학대를 당한 사실을 글로 써놓으면 사람들은 그 아버지를 365일 폭력을 저지른 폭군으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복잡한 상황과 미묘한 심정을 잘 표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한 과도한 주인공 의식에서 벗어나라는 조언도 매우 중요합니다. 글을 쓰다보면 자꾸 남을 의식하게 되는데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고통의 글쓰기는 투쟁의 글쓰기라는 말, 쓸 수 있는 가능성과 쓸수 없는 가능성 사이의 투쟁이라는 말도 와닿는 말입니다. 글쓰기를 생각하고 있다면 이 책에 나와 있는 조언들을 잘 새겨들으면 좋겠습니다. 저자는 수많은 책을 쓰면서 겪은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을 꽤 치열하게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타인이나 어떤 현상을 보는 일에 익숙하지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일은 본능적으로 피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이 쉽지 않고 더 나아가 고통이 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오롯이 자신을 들여다보는 글을 쓰고나면 자기 자신을 정면으로 직면하게 되고 그 과정을 힘겹게 거치고 나면 한단계 성장하는 성숙의 단계를 겪게 되는 것 같습니다.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생각하는 것은 인간에게 부여된 특권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 생각을 상당히 낮춰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니 생각이나 기억을 동영상에 저장하듯 다운로드받는다는 설정이 SF 영화의 단골로 등장합니다. 그러나 인간의 생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똑같은 현장에 있었다고 해서 모두가 똑같은 기억을 갖는 것은 아닙니다. 그 사람은 그 사람만의 렌즈가 있어서 모든 것을 자신이 가진 경험과 통찰, 그리고 성격에 따라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표현도 그렇게 하겠죠? 그렇게 하다보면 같은 일을 겪은 사람들끼리 말이 달라집니다. 현상과 일어난 일은 같은데 팩트 자체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떤 사건에 대한 객관성을 찾는다는 것은 어쩌면 영원히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런 면에서 추상에서 구체로 가는 팁은 이런 복잡하고 다양한 인간의 특성을 아는 사람이라면 내 글이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기를 원한다면 숙지해야 할 내용입니다.

 

게다가 인간은 생각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영혼을 가진 영적인 존재라는 점이 다릅니다. 이것은 글쓰기의 본질이 나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라면 더더욱 중요합니다. 불신자의 글을 읽다보면 자연스레 그 사람의 고통이 전달되어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천연덕스럽게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글을 씁니다. 그 글은 잘 쓴 글이 맞습니다. 그러나 그 글은 고통의 기록입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자기 자신이 그 고통이 어떤 것인지 진짜 실체를 모른다는 점입니다. 아마도 그렇게 글을 잘 쓰는 작가는 인생은 원래 그런것이라는 법칙을 깨달았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일수록 그 고통이 더 적나라하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아름다운 고통으로 느껴집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고통에 열광합니다. 아카데미 수상작 영화들이 대부분 그 고통을 집요하고 적나라하게 파헤친 작품에 상을 주는것 처럼 그 영화의 원작인 글은 영화에서 보여준 드러난 배우의 표현보다 더 다양하고 더 깊게 고통을 묘사합니다. 

 

영적인 존재인 인간이 하나님과 소통되는 글을 써야 살아납니다. 글이 하나님과 통한다면 영혼의 교감이 일어나고 그 교감은 다른 사람을 감동시킵니다. 모든 인간은 하나님을 떠났지만 본질적으로 영적인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고자 하는 영적인 욕망이 숨겨져 있다고 믿습니다. 그 욕망이 자칫 다른 영적인 존재로 향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나의 글이 그런 사람에게 하나님을 알게 하는 도구가 된다면 좋겠습니다. 그 일을 꼭 해보고 싶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하나님과 통하는 영적 안테나가 되는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출처] 2024년 3월 21일 오늘의 책 : [글쓰기의 최전선] 은유 (문헌정보팀 WE) | 작성자 문헌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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