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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와 관련된 책이라 리뷰합니다. 책을 쓰는 것과 일기를 쓰는 것은 비슷하지만 다릅니다. 대상이 공개적이냐, 나를 위한 개인적인 글인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 책의 표지에 나온 것처럼 끼적임이 울림이 되는 한 끗 차이를 이 책을 통해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전직 카피라이터의 생활 밀착형 글쓰기 가이드인데 어떻게 글쓰기를 시작할지 고민이 된다면 이렇게 소소하게 시작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자는 9년간 온라인 편집숍 29CM에서 헤드 카피라이터로 일하다 퇴사 후 책방주인이 되었다고 합니다. 책방이라고 하는게 손님이 많지 않은 모양입니다. 그래서 글을 쓰는 시간이 많은 것 같은데 아무리 장사가 안되도 손님을 신경쓰면서 글을 써야 하기 때문에 생활밀착형 글쓰기 가이드라고 한것 같습니다. 이 책은 35살에 남편과 사별하고 우유 장사로 두 딸을 키우면서 늘 벽돌같은 일기장에 기록을 했다는 저자의 어머니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저자는 그 일기장을 들여다본 날의 충격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합니다. 내용은 기억에 남지 않지만 파란색 볼펜으로 빼곡하게 쓰인 일기장이었다고 합니다. 어떻게 그렇게 많은 글을 쓸 수 있는지가 궁금했다고 하네요

일기는 누구든 한번쯤 학교에서 시켜서라도 써봤을 것입니다. 일기를 쓰게 되면 많은 것이 정리됩니다. 마음에 떠오르는 것과 글로 적는 것은 분명 다른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음은 형태를 알 수 없는 불분명한 감정과 상태가 뒤섞여 있지만 그것을 글로 쓰는 순간 뭔가 확실한 정체성이 생기곤 합니다. 그래서 너무 감정의 파도를 탈때 차분하게 글을 써보면 마음이 정리 되는 것을 경험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일기에 뭔가를 쏟아부으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글은 사람을 객관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의 30페이지 쯤에 일기와 에세이를 구분한 표가 있습니다. 저자 나름대로 구분한 분류인데 읽어보면 꽤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가 글을 쓰고 싶다는 것에는 분명한 구분이 있는데 그것이 독자가 있느냐, 없느냐로 나뉘게 됩니다. 나만 읽는 것이라면 비문이든, 문맥이든, 문체든 필요가 없습니다. 자료 조사도 필요없고 메모도 필요없습니다. 모호해도 상관없고 남의 의견따위는 필요없습니다. 글을 쓰면서 상처가 치유되고 반성도 하지만 에세이는 오히려 상처를 받을수도 있고 자기 주장이 더 확실해질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인 글과 에세이의 차이점을 보면 우리가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글을 쓰는 것은 일종의 치유 과정과 유사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 책에는 없지만 영적인 묵상을 하고 쓰는 것은 나만의 신앙생활의 기준을 만드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사소한 것을 구체적으로 쓰라는 이 책의 가이드도 있는데 이것을 영적으로 적용해보면 보이지 않지만 작은 차이를 적어볼 수 있습니다. 사실 묵상의 재료도 이런 사소함에서 시작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묵상하고 글을 적어봅시다. 이 책의 가이드를 따라서 작은 것부터 기도하고 묵상한 내용을 글로 남겨 보시기 바랍니다. 책을 만들 수 있는 좋은 재료가 될 것입니다. 

[출처] 2024년 4월 12일 오늘의 책 : [일기를 에세이로 바꾸는 법] 이유미 (문헌정보팀 WE) | 작성자 문헌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