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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고난 IMF휴학생 황금빛 졸업장
 
권승혁기자   기사입력  2007/02/15 [17:06]
15일 주위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린 울산대학교 졸업식. 갖가지 사연이 담긴 졸업장들이 졸업생들의 손에 쥐어진다. 그 중 잊혀졌던 IMF를 떠올리게 만드는 졸업생의 안타까운 사연이 있다.
 
지난 1998년 IMF휴학생이었던 하윤정(28,생명공학부 생명학과)씨. 9년 세월이 녹아든 졸업장을 받는 순간. 채권자들의 구두소리… 가구마다 붙어있던 빨간딱지… 학비가 없어 쩔쩔매던 동생의 모습… 돌아가신 아버지(하춘호)의 초췌한 모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이날, 잔인한 9년의 시간을 보낸 하씨는 비로소 개운한 웃음을 짓는다.
 
비록 IMF는 빨리 끝났다고 다들 말하지만 IMF휴학생의 졸업에는 9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우리시대의 IMF휴학생의 표본, 하윤정씨.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하씨가 대학을 입학했던 1998년 당시, 개인사업을 하시던 아버지는 IMF로 인해 부도를 맞고 만다. 시내에 위치한 48평의 널찍한 아파트에서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던 가족들, 아버지의 부도 후 겨우 빌린  50만원으로 월세방에 들어가는 순간, 스무살 하씨의 기대하던 대학생활의 꿈은 사라졌다. 
 
1년을 다니고 1년을 휴학하길 수차례, 총 5년을 휴학했다. 이사도 수차례 다녀 몇 번이나 집을 옮겼는지 기억나지도 않는다. 무용을 공부하는 중학생 여동생의 학비를 대고 집안의 생활비를 대느라 힘이 부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술집서빙, 백화점 아르바이트 등 안 해본 일이 없다. 밤에는 아르바이트, 낮에는 수업.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어쩔 수 없이 내려앉는 눈꺼풀을 막을 방도는 없었다. 삶의 무게를 생각해 본적도 없던 하씨는 "이렇게라도 살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합니다."라며 삶의 작은 철학을 조용히 내뿜는다.
 
"작년에 암으로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이 모습을 보셨다면 기뻐하셨을 텐데요"
휴학을 하면서 회사를 다녔다. 그 와중에 2년간 아버지의 병간호를 했던 하씨. 졸업식 날,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해보며 혼자가 되신 어머니(음희원, 52)의 얼굴도 만져본다.
 
지금 하씨의 뱃속에는 7개월 된 아이가 자라고 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결혼을 하려고 애섰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세상 사는 것이 참 힘들었을 하씨. 지난해 12월 현대중공업에 다니는 동갑내기 남편 황의훈(28)씨와  결혼, 뱃속에는 이제 새해 희망이 들어있다. 한편, 속도위반한 것을 놀리자 하씨는 기사로 쓰지 말아달라며 부끄러워한다.
 
하씨의 어머니 음희원씨는 IMF를 겪은 학생들이 제대로 대학을 졸업하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자신의 딸이 그들에게 작은 용기가 되길 바란다.
 
9년 동안 집안의 텅 빈 냉장고를 생각하며 지금은 밝은 미소를 지어보이는 하씨. 하씨의 텅 빈 냉장고처럼 IMF의 상처도 텅비어가기를 기대해본다. /권승혁기자
냉정과 열정...
진실을 거듭! 되새김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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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2/15 [17:06]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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